교류→직류 고성능 반도체 변압기, 전기차 대용량 급속충전 활용

한국전기연구원, 효성·중앙제어와 변압기·급속충전기·에너지저장장치 동시 연결 기술 개발

조강희 승인 2023.02.14 18:35 의견 0

[에너지산업신문]

한국전기연구원이 효성, 중앙제어 등과 함께 ‘1000kW급 고성능 반도체 변압기 직결 전기차 급속 충전기’를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백주원 한국전기연구원 전기추진연구센터 박사팀에 따르면, 이 장치는 전기에너지를 고전압 교류에서 저전압 직류로 바꾸는 고성능 반도체 변압기를 개발하고, 이를 에너지 저장장치와 동시 연결해 전기차를 급속충전할 수 있게 한 ‘올인원 시스템’이다. 국내외 차세대 전기 이동수단(E-모빌리티)의 급속충전 시설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급속충전 장치는 50kW에서 1000kW까지 다양하게 충전 포트 수와 용량을 구성할 수 있다. 연구팀은 또한 그동안 부피와 무게 문제로 충전 설비를 구축하기 어려웠던 도심의 협소 공간에도 충전기를 설치할 수 있게 해 주는 핵심 원천기술도 성공리에 개발했다.

반도체 변압기는 전기에너지를 고전압 교류에서 저전압 직류로 바꿔 주는 신기술 기기다. 자유롭게 전압과 전류를 조절할 수 있고 무게와 부피, 시스템의 단순화 측면에서도 유리해 국내외에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도로에 설치된 전봇대 주상 변압기는 국내 배전 전압 기준 22.9kV의 교류 전압을 220V 또는 380V로 낮춰준다. 보통 전자기기는 직류를 기반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교류를 직류로 바꾸는 내장형 또는 외장형 컨버터가 반드시 필요하지만, 반도체 변압기는 전류와 전압을 모두 변경할 수 있는 일체형 기기다.

국내는 배전 전압이 해외보다 높아 안전성을 확보하고, 각종 스위치 모듈을 직렬로 구성하려면 고수준의 기술이 필요하다. 백주원 박사팀은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연구를 거듭해 반도체 변압기에 필요한 제어·회로·설계·해석·절연 기술을 확보했다. 직류에너지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다른 에너지원과 부하를 연결하는 구조도 개발했다.

연구팀은 이 성과의 높은 기술 수준을 인정받아 지난해 전력전자학회 우수 논문상을 받았다. 최근에는 변압기 제조업체인 동우전기에 기술료 2억 2000만원을 받고 성공적으로 이전했다. 이번 성과와 관련해 전기연구원은 다수의 국내 특허 출원을 완료했으며, 동우전기와 협력을 이어나가면서 반도체 변압기와 급속충전 기기 및 시설의 제품화와 양산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번 성과는 전기차 외에도 E-모빌리티 초급속 충전기, 고속철도 및 전기선박의 추진 전원, 에너지저장장치(ESS) 및 신재생 연결 전력변환장치 등 다양한 직류 전원 분야에 응용될 수 있다.

백주원 전기연구원 박사는 “반도체 변압기는 변압기와 전력변환장치를 병용했던 모든 응용 분야에 적용할 수 있고, 앞으로 직류 기기가 많아질수록 더욱 널리 활용될 것”이라며 “반도체 변압기 절연 능력 향상, 가격 경쟁력 확보, 활용성 제고를 위한 연구개발에 계속 힘쓰겠다”고 밝혔다.

백주원 한국전기연구원 전기추진연구센터 박사(위)가 개발한 ‘1000kW급 고성능 반도체 변압기 직결 전기차 급속 충전기(아래)’. (c)한국전기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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