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화 현상 화학적 특징 살펴 지중송전선 상태·수명 예측

한전 전력연구원, 설비자산관리시스템에 탑재해 시범 운영

조강희 승인 2023.10.19 17:58 | 최종 수정 2023.10.21 14:21 의견 0

[에너지산업신문]

한국전력 전력연구원이 지중송전선의 열화 현상을 분석해 상태와 수명을 예측할 수 있는 진단기법을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전력연구원이 개발한 것은 ‘유입 및 가교 폴리에틸렌 케이블의 화학적 상태수명 및 진단기법’이다. 이 기법으로 열에 의한 열화가 발생할 때 나타나는 현상을 분석해 케이블(전선)의 수명을 예측한다. 이 기법은 한전의 자산관리시스템(AMS)에 탑재해 시범운영 중이다.

케이블(전선)은 방전과 과열 때문에 화학적 물리적 성질이 나빠지는 열화현상을 겪는다. 방전 시에도 열은 발생하기 때문에 케이블의 수명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열에 따른 열화 상태를 분석해야 한다.

‘유입 케이블’은 열 때문에 절연지가 열화하면 메탄올이 발생한다. 전력연구원은 이에 대한 정밀분석 시스템을 개발해 장기간 운전한 지중송전 케이블에 대한 정확한 상태진단과 수명예측을 할 수 있게 됐다.

‘가교 폴리에틸렌 케이블’은 열화가 발생하면 케이블의 색과 분자구조, 화학결합 구조가 변한다.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이같은 변화를 각각 황색지수(Yellow index)와 카르보닐 지수(Carbonyl index)로 정량화해 절연물의 열화상태를 평가할 수 있다.

지중송전 케이블은 절연물 종류에 따라 절연유(油)와 절연지(紙)로 이루어진 ‘유입(Oil-filled) 케이블’과 가교 폴리에틸렌(XLPE, Cross-linked Polyethylene)을 절연물로 사용하는 ‘가교 폴리에틸렌 케이블’로 나뉜다. 가교 폴리에틸렌은 일반 폴리에틸렌의 분자 결합과 구조를 강화해 내열성과 내약품성 등을 한층 높인 소재다.

1980년부터 설치되기 시작한 지중송전선(케이블)은 설계 수명이 30년 내외다. 전력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장기운전 설비가 증가하면서 고장 사례도 속속 접수되고 있으며, 20년 경과 후부터 고장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최근까지 ‘유입 케이블’은 절연유의 열화를 통해 발생하는 아세틸렌 분석을 통해 내부의 이상유무를 조기에 판단해 왔다. 그러나 절연물 가운데 절연유보다 절연지가 훨씬 비중이 높아 이 방식은 정확한 케이블 수명을 평가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가교 폴리에틸렌 케이블’은 케이블 종단접속함의 이상 현상을 부분방전과 아세틸렌 가스 검출 방법으로 진단해 왔다. 하지만 아세틸렌 가스는 종단접속함 내부 실리콘오일의 열화에 의해 생성되기 때문에 가교 폴리에틸렌 절연물 자체 열화상태를 판단하기가 어려웠다.

전력연구원 관계자는 “지중송전 케이블 상태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수명예측을 통해 운영비를 절감할 수 있다”며 “지중송전 케이블 진단기술을 고도화해 안정적인 전력수송과 효율적인 설비 운영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전력 전력연구원 직원이 가교폴리에틸렌 케이블의 종단접속함에서 화학적 상태를 분석하고 있다. (c)한국전력 전력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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