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산업신문]
대규모 원전 사고가 발생했을 때 현장지휘센터의 임무를 대신하고 주민들을 보호하는 조치를 실질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광역방사능방재지휘센터가 국내 두 번째로 문을 열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이달 18일 경북 울진군 소재 한울 광역방사능방재지휘센터를 개소했다고 27일 밝혔다. 한울 센터는 1만㎡ 부지에 지상 3층, 건물 연면적 2000㎡로 조성됐다. 2023년 6월 착공해 이달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광역방사능방재지휘센터는 지난 2022년 울산 울주군 삼남읍에 울주광역지휘센터가 세워졌다. 이 센터는 고리 원전과 월성 원전에서 각각 30km, 38km 지점에 위치했다.
원안위는 만일의 원전 사고 발생 시 신속한 대응을 위해 월성, 한빛, 고리, 한울, 새울 등 국내 5개 원자력발전소 인근 5~15km 지역에 현장방사능방재지휘센터를 운영 중이다. 하지만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처럼 대규모 사고로 현장 센터로 접근할 수 없고, 현장지휘센터 기능이 상실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일본 후쿠시마 사고 당시에는 원전 약 5km 지점에 현장 센터가 있었으나, 지진과 쓰나미로 도로가 손상되고 주변 지역도 방사능으로 오염됐다. 이에 따라 현장에서 60km 떨어진 후쿠시마현청에 이동해 대응할 수 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원전 반경 30km 외부에서도 사고에 대응할 수 있는 광역지휘센터가 필요하고, 이번에 국내 두 번째 광역 센터를 개소한 것.
한울 광역지휘센터는 지진, 지진해일, 다수호기 동시 사고 등 대규모 원전 사고로 울진 현장지휘센터가 역할을 수행하기 어려운 경우 현장 대응을 총괄하는 거점으로 활용된다. 울진 현장지휘센터는 한울 원전에서 15㎞ 정도 떨어져 있으며, 한울 광역지휘센터는 한울 원전에서 약 39km 떨어져 있다.
한울 광역지휘센터가 문을 열면서 원안위는 현장지휘센터 5개, 광역지휘센터 2개 등 전국 총 7개소에서 원전 사고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 내년에 한빛 원전 31km 지점인 전북 부안군 한빛 광역지휘센터까지 완공되면 광역 방사능방재 지휘 체계를 완성할 수 있게 된다.
개소식에는 최원호 원안위 위원장과 손병복 울진군 군수, 오도창 영양군 군수, 김정희 울진군의회 의장, 박영길 한울원자력안전협의회 위원장, 임승철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원장, 이세용 한수원 한울원자력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한울 광역센터 건립에 기여한 경상북도, 울진군, KINS, 건설사업관리단에 유공자 표창을 수여했다. 참석자들은 지하 1층을 찾아 면진설계가 적용된 구조를 확인하고, 지상 2층 상황실에서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원자력의학원 등과 화상회의를 진행하며 광역지휘센터 기능을 점검했다.
최원호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은 “한울 광역지휘센터 개소는 대규모 원전 사고는 물론 지진, 지진해일 등 복합재난에도 중단없이 현장을 지휘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가 있다”며 “정부는 어떠한 복합적인 재난 상황이 발생해도 신속하고 철저하게 주민들을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이달 18일 경북 울진군 소재 한울 광역방사능방재지휘센터를 개소했다.(c)원자력안전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