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당 300kg’ 세계 최대 상용차 수소충전소 준공

코하이젠, 경남 창원 성주동 시내버스 차고지…434km 주행 수소버스 1대 완충에 10분 내외 소요

조강희 승인 2023.05.02 19:04 | 최종 수정 2023.05.02 19:06 의견 0

[에너지산업신문]

상용차 수소충전 설비 전문기업인 코하이젠이 경남 창원시 성주동 시내버스 공영차고지에 시간 당 300kg의 수소를 충전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상용차 수소충전소를 준공했다. 버스와 트럭 등 수소를 대량으로 소비하는 수소 상용차 전용 충전소다.

| 한 번에 상용차 3대씩 동시충전…충전기 1대는 운전자가 직접 셀프충전

2일 코하이젠에 따르면 창원시 수소에너지 순환시스템 실증단지 구역 내 공영차고지에 마련된 대용량 상용차 수소충전소는 한 번에 상용차 3대씩 동시에 충전할 수 있고, 시간 당 충전할 수 있는 수소버스는 15대다.

3대 가운데 1대는 충전소 직원이 아니라 운전자가 직접 수소를 충전할 수 있는 ‘셀프충전 시스템’으로, 산업통상자원부의 실증특례를 승인받아 도입했다. 핵심설비인 수소압축기는 창원시 관내 수소기업이 제작·납품해 우리 기업의 역량으로 국내 최고 수준의 수소충전시스템을 완성했다.

도심지에 있는 일반 수소충전소는 시간 당 수소가 25kg 충전된다. 버스 1대 또는 승용차를 5대 충전할 수 있다. 코하이젠 창원성주충전소의 상용차 충전설비는 이것의 12배에 달하는 규모다. 장거리 주행과 빠른 충전시간이 중요한 상용차를 충전하는 데에 특화돼 있다. 창원성주충전소에서는 수소버스 1대를 완전 충전하면 충전시간은 10~12분 가량 소요되며, 연료 완전 소진 시까지 434km의 장거리를 주행할 수 있다.

| 국내 제작사와 기자재 국산화율 높이고 충전소 시스템 구성안도 특허 출원
| 전주평화충전소 등 전국 17곳에 대용량 충전소 건립해 2028년까지 30곳으로↑

창원성주 수소충전소는 국산화율을 78%에 도달하도록 하기 위해 초기단계부터 국내 제작사와 긴밀히 국산 기자재 도입에 대해 협의하고 실행에 옮겼다. 수소충전소는 거의 대부분 안전과 비용 등 다양한 문제로 외국산 기자재를 패키지로 사용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또한 정교하게 충전소 시스템을 설계해 구성하면서, 시스템 구성안에 대해서도 특허를 출원했다.

국내외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초대형 수소충전소를 최초로 지었지만, 2년 뒤인 2025년까지 수소 상용차 5000대, 7년 뒤인 2030년까지 3만대를 보급하겠다는 정부의 구상에 따르면 상용차 충전소, 특히 창원성주충전소와 같은 대형 충전소는 더 많이 필요하다. 정부는 액화수소충전소를 2025년까지 40곳, 2030년까지 70곳에 세우기로 했다.

코하이젠은 현재 전주평화 수소충전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전국 17개 지역에서 상용차용 대용량 수소충전소를 건립하고 있다. 올해는 2개 지역에서 상용차용 액화 수소충전소 설치 민간자본 보조사업에 선정됐다. 2028년까지 전국 30개 지역에 기체·액화 대용량 수소충전소를 완공할 계획이다.

코하이젠은 이번에 성주충전소를 성공적으로 개소한 경험과 자사만의 충전소 모델을 기반으로 국내 시공사·기기 제작사와 함께 해외 진출을 모색한다. 코하이젠은 수소상용차 전용 충전 시설 보급 전문기업으로 △한국지역난방공사 △현대차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SK에너지 △SK가스 △E1 △에어리퀴드코리아가 합작 투자한 법인이다.

| 우리기술로 국내기업이 제작한 100% 국산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설비도 ‘첫 선’
| 온실가스 감축 효과 확인 후 천연가스 이용 그레이수소 충전 설비에 확대 검토

한편 환경부는 창원성주 수소충전소에 창원시와 함께 국고 보조금 15억원을 지원해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설비를 시범 설치했다.

'성주 수소충전소'의 수소는 천연가스와 물을 이용해 현장에서 생산하는 그레이 수소다. 수소를 생산할 때 천연가스의 메탄 성분에 의해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는데, 이를 포집해 유용한 물질로 전환·활용하는 우리나라 최초의 블루수소화 시설이다.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설비는 우리 기술로 국내 기업이 제작한 100% 국산 설비다. 수소생산기지에서 천연가스로 1톤의 수소를 생산할 때 발생되는 8톤 상당의 이산화탄소를 모아 액화해 저장하고 공급한다.

포집된 이산화탄소는 창원시 정수장으로 이송해 원수에 떠 있는 부유물질의 수소이온농도(pH)를 조정해 처리하기 위한 응집보조제로 활용한다. 원수에 투여된 이산화탄소는 중화돼 온실가스로 배출되지 않기 때문에 탄소중립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이산화탄소 용접 및 소화기 원자재 △드라이아이스·탄산음료 재료 △폴리카보네이트·폴리우레탄 원료 등으로도 활용된다.

환경부는 이 설비를 시범 운영하면서 온실가스 감축효과 등을 살펴보고 천연가스를 이용한 수소생산시설을 운영하는 수소충전소에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 수소산업특별시 창원, 수소버스 ‘느린 충전’·‘CO₂발생’ 코하이젠·환경부와 해결

창원시도 국내 대표적인 스마트 기후환경도시로서 ‘수소산업특별시’를 선포하고 수소산업 정책을 펼치고 있다. 2018년 수소버스 시범도시로 선정돼 현재 35대의 수소버스가 시내 곳곳을 누비는 창원시는 올해 60대의 저상·고상 수소버스를 추가해 모두 95대로 전국 최상위의 수소버스 보급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창원시는 버스 이외에 수소연료 화물차 도입 계획도 있다.

창원시는 수소차 연료 부족 방지를 위해 2021년 천연가스에서 1일 1톤의 수소를 생산하는 국내 1호 소규모 수소생산기지를 수소에너지 실증단지 내에 준공했다. 성주수소충전소도 이와 연동해 승용차를 충전하는 설비였다.

하지만 수소버스를 도입하면서 신속하게 충전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코하이젠과, 수소를 생산할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환경부와 손을 잡고 이번에 상용차 전용 수소충전소를 만들게 된 것이다.

| 환경부, 블루수소화 시설 생산 청정수소 공급·대용량 충전소 확충 구상 중
| 코하이젠, 도심항공 선박 트램 등 모든 교통수단 수소공급 플랫폼 만들 것

지난달 27일 열린 준공식에는 이경실 코하이젠 대표, 유제철 환경부 차관, 홍남표 창원특례시장, 추석권 한국가스안전공사 경남본부장, 정대운 창원대학교 교수, 장동화 창원산업진흥원장, 김종해 창원시설공단 이사장, 홍동곤 낙동강유역환경청장, 정석원 경상남도 환경산림국장, 구진호 성산구청장 등이 참석했다.

홍남표 창원시장은 “국산화된 친환경 수소생산 기술로 제작한 국내 1호 이산화탄소 포집활용 설비, 관내 기업이 핵심 설비를 제작한 국내 최대의 고성능 상용차 충전소,국내 최초로 블루수소를 충전해 운행하는 수소버스를 창원시에서 선보이게 돼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유제철 환경부 차관은 “이번 사례와 같이 블루수소화 시설에서 생산된 청정수소로 운영하는 수소충전소 설치를 추진하고 미세먼지 저감과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큰 수소 상용차 보급을 위해 대용량 수소충전소 또한 지속적으로 확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경실 코하이젠 대표는 “세계 1등 수소산업 육성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수소의 영역 확장에 더욱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상용차 외에 도심항공모빌리티, 선박, 트램 등 모든 육·해·공 교통수단에 대한 수소공급 종합 플랫폼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 최대 최초 상용차용 셀프충전 코하이젠 창원성주 수소충전소 준공식이 지난달 27일 열렸다. 이경실 코하이젠 대표(오른쪽 위), 유제철 환경부 차관(오른쪽 가운데) 등이 축사를 하고 있다. 오른쪽 아래는 상용차 수소충전소 설비의 모습. (c)코하이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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