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품질 윤활기유에 선박용 에너지저장장치 담가 식힌다

SK엔무브·한화에어로스페이스, 안전성 높인 차세대 열관리 기술 개발 착수

조강희 승인 2023.10.25 19:03 | 최종 수정 2023.11.02 13:16 의견 0

[에너지산업신문]

고품질 윤활기유에 선박용 에너지 저장장치(ESS)를 담가 식히는 액침냉각 기술을 개발해 상용화하려는 업계 움직임이 있어 이목을 끌고 있다.

SK엔무브(옛 SK루브리컨츠)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24일 ‘선박용 액침형 ESS 사업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액침냉각 기술은 최근 들어 데이터센터와 이차전지 배터리팩 등 고발열 설비와 시설의 냉각 수단으로 다시금 각광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1990년대부터 반도체 칩 등 전자 부품의 열을 식히는 수단으로 연구가 이뤄졌다.

협약에 따라 SK엔무브는 고품질 윤활기유를 활용해 액침냉각 시스템 전용 유체(액체 또는 기체, Fluids)를 개발한다. 한화에어로는 리튬전지 기술을 바탕으로 선박용 ESS 시스템 기술 개발에 나선다. 양사는 ESS 시장 활성화를 위한 글로벌 홍보 활동도 공동 추진한다.

SK엔무브가 개발하는 고품질 윤활기유 기반의 액침냉각 전용 유체는 ESS는 물론, 데이터센터, 전기차 배터리 등의 열관리를 위해 쓰일 수 있다. 이 회사는 글로벌 시장 선도를 위해 지난해 미국의 데이터센터 액침냉각 시스템 전문 기업 그린레볼루션쿨링(GRC) 사에 2500만 달러를 투자해 지분을 취득했다. 올해는 미국 PC 제조 및 IT솔루션 기업인 델테크놀로지스와 액침냉각 기술 상용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선박용 ESS 액침냉각은 유체에 선박용 ESS를 직접 침전시켜 냉각하는 차세대 열관리 기술로, 기존 공랭식이나 수랭식에 비해 안전성과 에너지 효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랭식은 외부의 분진 먼지 등이 발열체에 달라 붙어 화재 우려가 크고, 냉각용 공기를 불어 넣는 장치를 따로 마련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수랭식 역시 공기 대신 부동액을 탄 냉각수를 이용하는 것과 비용이 더 비싸다는 점 외에는 공랭식과 다른 점이 없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마켓츠 앤 마켓츠 등에 따르면 선박용 ESS 시장은 해마다 성장해 지난 2021년 21억 달러(한화 2조 8000억원) 규모였으나 오는 2030년에는 76억 달러(한화 10조 2000억원) 규모로 성장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선박용 ESS의 안전성과 수명을 연장시켜주는 효율적인 냉각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글로벌 업계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김원기 SK엔무브 그린성장본부장과 문승학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기추진체계 사업부장 등은 최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 조선 및 해양산업전에서 업무협약서에 서명했다. 양사는 선박용 ESS 액침냉각 기술을 개발하고, 국내외 선급 인증을 조기에 확보해 국제해사기구 온실가스 배출 규제에 따라 열리게 될 선박용 ESS 시장을 함께 선점하기로 했다.

문승학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업부장은 “SK엔무브의 액침냉각 전용 유체를 활용해 안전성을 높인 선박용 ESS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선박용 ESS 액침냉각 기술을 바탕으로 수요가 증가하는 글로벌 친환경 선박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김원기 SK엔무브 본부장은 “ESS, 데이터센터를 비롯해 전기에너지 사용 영역에서 열관리를 위한 액침냉각 시장이 급부상 중”이라며 “이번 협업을 통해 액침냉각 시장 활성화에 기여하고 세계적 수준의 에너지 효율화 기업임을 입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SK엔무브-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공동 개발한 선박용 액침형 ESS 시스템. (c)SK엔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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