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 주범 이산화탄소 모아 화학원료 일산화탄소 만든다

에너지기술硏, 니켈 단일원자 고효율 촉매 개발…은나노 촉매 1/30 질량 생산 속도 7배↑

조강희 승인 2023.11.08 09:45 | 최종 수정 2023.11.09 19:16 의견 0

[에너지산업신문]

이산화탄소를 일산화탄소로 전환하는 니켈 단일원자 촉매를 국내 연구진이 개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8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 따르면 김영은 탄소전환연구실 박사 연구진은 은(Ag) 나노입자 촉매보다 30배 더 적은 금속양을 사용하고도 일산화탄소 생산 속도를 최대 7배까지 향상시키는 니켈 단일원자 촉매를 개발했다. 저렴하고 효율도 높은 이 촉매를 활용하면 생산 속도가 높아지면서 생산 비용도 크게 줄어든다.

이산화탄소를 일산화탄소로 전환하려면 금·은과 같은 귀금속 촉매를 사용해야 한다. 이 때문에 일산화탄소는 보통 제철소의 제련 과정에서 부생 가스로 생성되는 것을 회수해 이용하거나, 직접 탄소를 불완전 연소해 만들기도 한다. 철·니켈 등 비교적 저렴한 촉매로 대체할 수는 있지만, 제조 과정이 복잡하고 일산화탄소 생산 속도가 낮아 기술 개발이 필요했다.

연구진은 니켈원자를 질소원자와 결합한 후 탄소나노튜브 위에 고르게 분산시켜 적은 양으로도 반응성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질소원자는 니켈과 같은 전이금속의 화학적 흡착을 크게 증가시키는데, 이 때 니켈의 반응이 활발해져 반응속도가 전체적으로 향상된다.

대부분의 단일원자 촉매 합성은 열처리와 산처리 등 복잡한 과정이 필요하다. 연구진이 개발한 촉매는 니켈과 질소를 포함한 전구체(화학 반응 최종 산물 직전의 물질)와 탄소지지체를 혼합하고 열처리하는 간단한 공정으로 합성할 수 있어 양산도 쉽다.

연구진이 개발한 촉매는 상용 음이온교환막에 적용해 실험한 결과 100mA/c㎡ 조건에서 70시간 동안 98%의 높은 선택도와 안정성을 유지했다. 선택도는 촉매가 기능을 발휘해 전기화학반응으로 생성할 수 있는 모든 화합물 중에서 원하는 물질이 차지하는 비율을 가리킨다. 해당 연구에서는 일산화탄소가 차지하는 비율이다.

이번에 개발된 촉매를 이용해 얻는 일산화탄소의 일차적 용도는 연료 물질로, 연소한 뒤에 이산화탄소가 된다. 불안정한 물질로 산소와 결합하려는 성질이 강하기 때문이다. 메틸알코올(메탄올)과 초산, 질산 등 화학 원료는 물론 폴리우레탄 등의 플라스틱 제조 원료로도 쓰인다.

김영은 박사는 “최근 이산화탄소를 유용한 물질로 바꾸는 리사이클링 기술이 주목을 받으면서 연구를 시작했다”며 “이산화탄소를 효율적·안정적으로 전환해 일산화탄소를 생산할 수 있는 저렴한 핵심 소재 원천기술을 확보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박사는 “향후 저가 단일원자 촉매 기반의 막전극접합체와 셀 개발이 완성돼 산업체에 이전되면, 이산화탄소를 애물단지에서 보물단지로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소재·나노과학기술 분야 최우수 국제학술지인 ‘ACS Energy Letters(IF 22)에 게재됐으며, 연구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기본사업과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진이 개발한 니켈 단일원자 촉매와 반응테스트 장치. (c)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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