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산업신문]
지난 6일 오후 2시 2분께 울산 남구 용잠동 한국동서발전 울산발전본부 울산화력발전소에서 60m 높이 보일러 타워가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9명이 매몰돼 사고 직후 2명을 구조하고, 수색 결과 3명의 위치를 확인했는데, 1명은 병원으로 이송 중 숨졌고, 1명은 현장 의료진에게 사망 판정을 받았다. 구조물에 끼인 채 발견된 1명 역시 현장 의료진에 의해 사망 판정을 받았다.
정부는 국가소방동원령을 내리고 부산, 대구, 경북, 경남의 4개 시도소방본부 특수대응단 및 중앙119구조본부 등을 사고 현장에 투입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사고는 이날 기력 5호기 보일러 철거를 하기 위해 기둥에 구멍을 뚫어 약화시키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서쪽의 지지대 일부가 무너지고, 보일러 전체가 북서쪽으로 쓰러지면서 철거 작업 중이던 노동자들이 추락하면서 매몰됐다.
붕괴된 보일러 타워는 벙커C유를 연료로 가열해 증기를 만들어 전기를 생산하는 높이 60m의 철제 구조물이다. 노동자들은 보일러 타워의 철거를 위해 25m 높이에서 철제를 잘라내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1·2·3호기가 이미 해체됐고, 4·5·6호기의 보일러타워와 굴뚝 철거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붕괴된 4호기는 철거를 위한 취약화 작업을 마친 상태였으며, 5·6호기 취약화 작업이 끝나는 16일 폭파 작업이 예정돼 있었다.
이 사고로 현장에서 일하던 노동자 9명이 매몰됐고, 현재까지 60대 남성 등 2명이 구조됐다. 사고 21분 뒤 구조된 2명은 목과 허리, 가슴 등을 다쳤으나 의식과 호흡은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 당국은 700톤 크레인 1대와 500톤 크레인 2대 등을 동원해 현장에서 구조 작업 중이다.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 노동자들은 모두 하청업체 소속으로, 1명은 정직원이고 8명은 계약직이다. 7일 오전 현재까지 미확인된 매몰자는 2명이다.
한편 HJ중공업이 작업 중인 공사장 내부에는 석면과 유리섬유 잔해가 많고 공간이 아주 좁은 것으로 알려졌다. 2명 가량이 겨우 들어갈 수 있는 공간으로 구조대원들이 직접 진입해 손으로 땅과 각종 자재를 치우며 수색 중이다. 무너진 보일러타워 외에도 인근의 타워 역시 붕괴 위험이 커 구조작업자들도 위험에 노출돼 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사고에 대해 정부는 7일 관계기관이 참석한 가운데 ‘울산 화력발전소 붕괴사고 중앙사고수습본부’ 2차 회의를 열고 신속한 구조작업 방향 및 피해자 지원 방안 등을 논의했다. 수습본부는 회의 직후부터 소방청이 안전한 구조활동을 전개하도록 기술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붕괴된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5호기의 양 옆에 서 있는 4호기와 6호기도 건물해체를 위한 취약화 작업이 거의 대부분 진행돼 진동 등에 의해서도 붕괴 가능성이 있을 정도로 위험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안전 확보한 후 구조작업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며, 관련 기술 지원과 자문도 절실한 상황이다.
수습본부는 취약한 구조물에 대한 진단과 대응방안을 마련하는데 산업안전보건공단 및 고용노동부 소속의 전문가를 긴급 동원해 이날 오후 현장에서 기술지원회의를 주재하는 등 필요한 전문가들을 찾아 소방청에 기술지원을 하도록 했다. 수습본부는 시설물 구조를 파악하는데 필요한 보일러 타워 설계도를 확보해 소방청에 제공하기도 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매몰된 노동자들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된 데 대해 “고인에 대한 깊은 애도를 표하고 유가족에게 심심한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김영훈 장관은 “지방정부에서는 가족 지원에 만전을 기하고, 보건복지부와 안전보건공단이 트라우마센터를 운영해 부상자와 사고 목격자에 대한 심리상담이 이뤄질 수 있도록 조치해달라”며 “매몰 노동자들이 무사히 돌아올 수 있도록 소방청을 중심으로 관계 기관은 구조 작업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강조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구조를 기다리는 분들이 가족의 품으로 안전히 돌아올 수 있도록 구조 골든타임이 지나기 전에 가능한 인적·물적 자원을 총동원해 신속하게 구조해달라”며 “발전소 건설·해체 등 유사 현장 안전점검을 실시해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 붕괴사고 현장. (c)울산소방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