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산업신문]

한국서부발전이 최근 발생한 사고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안전 경영 기준과 원칙을 전면 재정립하는 안전비상경영 돌입을 선포했다고 23일 밝혔다.

서부발전은 안전 ‘사령탑’ 기관으로 ‘안전경영단’을 신설했다. 종전의 ‘안전경영처’에서 격상되고, 아래에는 중대재해근절부를 신설했다. 신재생운영센터에도 ‘안전보건팀’이 신설됐다.

서부발전은 안전을 조직과 근로자의 생존을 좌우하는 핵심 경영 가치로 규정했다. 이에 따라 안전에 대한 인식 및 업무 방식과 단절하고 안전관리체계를 현장 근로자 중심으로 전면 개선한다. 이 회사는 안전 투자를 위해 2028년까지 향후 3년간 2조15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현장 근로자 안전을 위해 서부발전은 제2차협력사 직원의 개선 요청 사항은 즉시 조치한다. ‘안전보건에 관한 협의체’와 ‘안전근로협의체’, 작업 직전 작업 위험성 평가와 매일 작업 전 안전점검회의(툴박스미팅) 등에 2차협력사 직원이 모두 참여하고 발언권을 보장받도록 했다. 이는 본사와 하청, 재하청 등 소속과 무관하게 모든 근로자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근무환경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경영진 책임담당제’와 ‘최고경영자(CEO)와 함께하는 안전동행’ 프로그램을 마련한 한국서부발전 임원들은 협력사 작업장을 방문해 어려움을 직접 듣고 개선하며 조치 결과를 구성원에게 공유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직급, 소속, 고용 형태에 상관없이 모든 근로자가 위험 상황에서 작업 즉시 중지 조치를 할 수 있는 작업중지권 사용도 최우선 보장하기로 했다. 과거 암암리에 존재했던 작업중지권 사용에 따른 불이익을 방지하는 방안도 마련한다. 안전관리부서와 연결된 위험신고 전용 직통전화를 신설하는 한편, 작업 중지 오픈채팅방을 운영해 즉시작업중지 신고 절차는 간소화 및 체계화했다. 작업중지권에 따른 신고, 안전조치 요구권에 따른 신고로 사고를 예방하는 데 공헌한 경우 자발적 안전문화 정착을 위해 파격적인 포상을 실시하도록 했다.

서부발전은 화재 발생 초기 대응을 강화하기 위해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탑재 4족 보행 로봇’의 점검 영역을 화재 탐지까지 넓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 로봇은 현재 발전소에서 설비 과열, 가스 누설, 작업자 위험 행동 등 다양한 위험 요인을 점검하고 있다. 현장 잠재 위험 요인 발견을 위해 7월부터 11월까지 127일간 ‘전사 안전 사각지대 발굴 전담조직’도 운영했다. 전담 조직이 합동 점검한 결과 밀폐공간 원거리 스마트안전 감시장치 도입 등 232건의 개선 사항을 파악했고, 내년 상반기까지 이를 보완하기로 했다.

한국서부발전은 본사는 사장, 각 발전소 등 사업소는 사업소장을 안전보건관리 총괄 책임자로 선임하고 이들과 비상경영 실천 경영 계약을 체결했다. 중대재해 발생 시 안전보건관리 책임자에게는 인사상 책임을 묻는 등 강도 높은 조치가 이뤄진다. 문책성 보직 이동은 물론, 사고 예방 실패 원인과 과실 경중에 따라 무보직 조치와 직무급 미지급, 성과급 감액도 이뤄진다. 안전 성과를 경영 평가 및 인사 평가에 연계해 안전관리를 책임지고 수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서부발전은 22일 충남 태안 본사에서 이같은 내용의 현장 중심 안전관리체계 전환 방안 등을 보고한 ‘안전비상경영 선포 및 워크숍’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이정복 사장 등 경영진과 신규 발전소장 등 70여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는 기존 필수 안전 수칙을 현장 근로자가 즉시 판단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간결하고 직관적인 문장으로 고도화한 ‘서부발전 핵심안전수칙’이 선포됐다. 경영진, 사업소장 등 참석자 전원이 참여한 공개 토론회에서는 현장 근로자 의견 청취 강화, 안전 사각지대 해소, 취약 분야 개선, 위험성 평가 실행 제고 방안 등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어졌다. 참석자 토론에서는 현장 중심 안전관리, 익숙함과 관행 타파 등 과제를 논의하고 ‘근로자가 안전한 2026년’을 기원했다.

이정복 한국서부발전 사장은 “안전은 생존과 직결된 사안”이라며 “현장 근로자 의견을 청취하고 현장 작업 중지 판단을 존중해 작업자를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고, 발전 현장 모든 근로자가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 재해를 근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서부발전은 안전비상경영 선포 및 워크숍, 비상경영 실천 경영계약 등을 실시했다. (c)한국서부발전
한국서부발전은 사장과 각 발전소장 등 사업소장에게 안전경영 실천 서약을 받고, 서부발전 안전 수칙을 강화해 배포했다. (c)한국서부발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