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재생E 효율·수용성 동시 증대 기술 개발

한전, 제주도 출력제어 문제 해결 핵심기술…2022년부터 4년간 총 550억원 투입 계획

심유빈 승인 2021.11.03 13:28 | 최종 수정 2022.03.08 00:36 의견 0

[에너지산업신문]

한국전력은 탄소중립 실현을 앞당기기 위해 재생에너지 발전의 출력 제어와 더불어 전력계통 수용성을 제고할 수 있는 기술 개발 및 실증에 본격 착수한다.

3일 한전에 따르면 제주도에서 발생하고 있는 고질적인 재생에너지 출력제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한전은 2022년부터 2025년까지 4년간 총 550억원을 투입해 신기술을 개발하고 실증을 진행한다. 출력제어량을 최대 100MW 억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제주도 뿐만 아니라 향후 전국 단위로 재생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하는 것이 목표다.

| 태양광 발전량 많은 낮시간은 전력 수요 적어 조정 필요

최근 제주도에서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증가함에 따라 태양광발전량이 많은 낮 시간대에 전력수요보다 전체 발전량이 초과하는 과잉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연도별 출력제어 횟수는 2015년 3회였으나, 2016년 6회, 2017년 14회, 2018년 15회, 2019년 46회, 2020년 77회 등으로 계속 늘어나고 있다. 재생에너지 발전을 인위적으로 감축해야 하는 횟수가 대폭 증가해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재생에너지 확대에 장애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향후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증가할수록 출력제어 규모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전은 2022년 1월까지 공개모집을 통해 공동연구할 협력 기관을 선정하고, 2월부터 본격 착수해 늦어도 2023년까지 핵심기술을 확보하기로 했다. 2024년에는 서제주·한림 지역에서 현장 실증을 마쳐 2025년에는 제주 전체 계통으로 확대하고, 이후에는 육지계통에도 순차적으로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 직류발전-교류송배전 문제 해결 위해 전력계통에 회전력 공급

현재 전력계통은 주로 터빈발전기의 회전력에 의해 에너지를 생산하고 이를 수송(송배전)하는 ‘교류’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는 회전력이 아닌 직류 인버터 방식이어서 교류 기반 계통에 확대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재생에너지의 비중이 낮을 때에는 문제가 없으나, 일정 수준 이상으로 높아지면 관성 부족 등의 계통 안정성 문제로 계통에 접속할 수 없게 된다.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한전은 계통에 별도의 회전력(관성)을 공급할 수 있는 플라이휠 동기조상기 운영 및 인버터의 주파수 반응 동작 제어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 변동성 큰 재생에너지 발전량 예측 정확도 향상 및 출력제어

재생에너지의 출력을 최적으로 조정하기 위해서는 일조량, 풍량 등 날씨에 따라 변동성이 큰 편인 재생에너지 발전의 5분, 15분, 1시간 등 단시간 발전량을 최대한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동일한 용량의 송배전망에 훨씬 많은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접속하더라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어 전력망에서의 재생에너지 수용력을 높일 수 있다.

한전은 재생에너지 발전량 예측정확도 향상 및 출력제어 기술을 개발해 출력제어량과 송배전망 건설을 최소화하고, 경제적으로 재생에너지 보급이 확대될 수 있도록 추진하기로 했다.

| ESS, 발전량 많고 적음 따라 주파수 조정 등 다양하게 활용

제주도 등에는 발전기 고장으로 주파수가 급격히 떨어질 때 발전기와 HVDC 이외에 추가로 즉시 방전해 주파수 급락을 막기 위한 ESS가 설치돼 있다. 한전은 이러한 주파수조정용 ESS를 특정 송전선로에 풍력발전이나 태양광발전이 집중되면 이를 충전해 송전선로의 과부하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ESS다목적 활용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ESS 다목적 활용기술은 재생에너지의 간헐적 과부하를 해소하기 위한 대규모 설비를 투자하는 대신, ESS를 활용해 효과적으로 재생에너지를 확대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이번에 개발되는 기술은 향후 전국적으로 신재생 전원비중이 높아질 때 예상되는 문제들을 극복하고 계통 관성 및 안정성 확보와 신재생 전원 활용을 극대화하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기술 개발 뿐만 아니라 출력제어 시간대에 전력수요를 확대하는 방안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 한전 측의 설명이다. 출력제어 시간대로 전력 수요를 최대한 이전하기 위해 정부와 한전은 지난 3월 플러스 수요반응(Plus DR) 제도를 도입하고, 9월에는 계시별 요금제를 개편했다. 제주 지역의 재생에너지 초과공급량을 육지 측으로 송전하는 HVDC 역송운전도 지난 4월 실시했다.

한전 관계자는 “앞으로도 정부와 협의해 잉여 재생에너지를 열이나 수소로 변환해 사용하거나 저장하는 섹터 커플링 기술이나 대용량 ESS를 개발하는 등 재생에너지 발전량의 잉여 소모를 최소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육지보다 태양광 비중이 높은 제주도에서는 태양광발전량이 많은 낮 시간대에 전력수요보다 전체 발전량이 초과하는 과잉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저작권자 ⓒ 에너지산업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