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시화호 조력발전 운영 기술, 영 머지 조력 사업에 전수

한국수자원공사, 리버풀권역정부와 조력개발?탄소중립 기술협력 강화 합의

조강희 승인 2022.12.12 20:09 | 최종 수정 2022.12.12 22:21 의견 0

[에너지산업신문]

세계 최대 규모인 시화호 조력발전소 운영 기술을 보유한 한국수자원공사가 영국 리버풀의 머지(Mersey) 조력발전소 개발과 탄소중립에 관한 기술협력을 하기로 최근 현지 당국과 합의했다.

| 영국 리버풀 100만 가구 사용 조력발전 건립에 한국 시화호 조력발전소 기술 협력

이를 위해 수자원공사는 지난 6일 영국 리버풀권역정부(LCRCA) 시청사에서 LCRCA와 머지 조력의 개발 성공과 탄소 중립 실현을 위한 기술협력 강화 합의서에 조인했다. 머지 조력사업은 리버풀 머지 강에 1~4GW 규모로 최대 100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연간 2~7TWh의 전기를 생산하는 조력발전소를 세우는 계획이다. 40억~150억 파운드가 투자되는 영국 최대 규모 공공부문 재생에너지 개발 프로젝트다.

2030년 운영이 목표로, 최근 타당성 조사에 따르면 실제 발전량은 연간 약 1.5TWh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리버풀 당국은 2040년까지 탄소제로 목표 달성을 위해 지난 2년간 머지 조력 개발의 초기 연구 과정 등을 수행하는 노력을 이어 왔다.

합의서 조인은 리버풀권역정부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조력발전과 관련한 한국수자원공사의 기술력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실제로 조력발전소를 건설할 경우, 시화호 조력발전의 운영방식을 최대한 참고해 유사하게 운영할 가능성이 높다. 합의서의 주요 내용은 △조력 개발 조사, 설계, 시공, 운영 기술 교류 △머지 조력사업 참여방안 협의 △탄소 중립, 물-에너지-도시 연계를 위한 연구개발과 인적교류 등 포괄 협력 방안을 담고 있다.

| 영, 세계 최대 조력발전소 운영 사례 확인…한, 머지 조력 참여로 해외에 기술 수출

수자원공사는 2004년부터 2018년까지 14년간 개발 끝에 경기 안산시 대부동동에 수차발전기 10기와 수문 8문을 조성해 254MW 용량, 최대 발전량 연간 552.7GWh인 시화호조력발전을 운영 중이다. 이를 통해 연간 31만 5000톤의 이산화탄소를 저감하고, 연간 86만 2000배럴의 원유 수입 대체 효과를 보고 있다.

리버풀권역정부는 ▲리버풀▲하턴▲노우즐리▲세프턴▲세인트헬렌즈▲위어럴 등의 6개 자치구가 통합해 세운 자치정부다. ▲교통▲경제개발▲도시재생 등을 관장한다. 수자원공사는 머지 조력사업과 탄소 저감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LCRCA와 함께 논의하고, 양 기관이 탄소 중립을 위한 다양한 협력사업을 함께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리버풀권역정부는 지난해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수자원공사 측과 만났다. 지난 5월에는 조력발전사업의 실제 운영 사례를 확인하기 위해 우리나라 시화호와 대전 수자원공사 본사에 방문했다. 이번 합의는 조력 사업을 구체화하고 기술 협력을 얻기 위한 마지막 예비단계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이번 합의를 계기로 머지 조력 사업의 단계별 참여를 통해 추가적인 해외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물-에너지-도시 연계(Nexus)’ 분야와 같이 장기 과제 공동연구도 타진 중이다.

| 머지 강 하구둑, 강한 조류·밀물 썰물 높이차 10m…영국 최고 해양 재생에너지원

머지 강 하구둑은 조류가 강하고 밀물과 썰물의 높이 차이인 조수 범위가 10m에 달해 영국 최고의 해양 재생에너지원 가운데 하나로 손꼽힌다. 하구둑 축조 계획은 1984년부터 있었고, 이를 이용하는 조력 개발은 2006년부터 제안됐고, 구체적 계획은 2011년에 세워졌으나 이내 중단됐다. 조력발전 개발의 불씨를 살린 것은 스티브 로더럼(S. Rotheram) 시장으로, 2017년 선거 공약으로 이를 제시한 뒤 당선돼 2020년에는 타당성 조사를 마쳤다.

스티브 로더럼 리버풀 시장은 “조력 에너지 분야의 세계적인 개척자들로부터 영감을 얻고 있는 우리에게 한국수자원공사와의 합의는 이 사업의 생명을 불어넣을 커다란 진전”이라며 “리버풀시티 지역을 영국의 재생 에너지 해안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양측의 합의서가 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경윤 한국수자원공사 부사장은 “대한민국 대표 물관리 기관으로서 보유 중인 최고의 조력 기술과 양국의 선진화된 탄소 중립 기술이 융합해 기후변화 대응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영국의 머지 조력사업 성공은 물론 국가 탄소 중립을 위해 국내 조력사업에도 힘쓰겠다”고 밝혔다.

정경윤 한국수자원공사 부사장(오른쪽)과 스티브 로더럼 리버풀 시장이 지난 6일(현지시각) 영국 리버풀권역정부 시청사에서 조력발전 및 탄소중립 기술 협력 합의서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 (c)한국수자원공사
시화호 조력발전소 및 조력문화관 전경. (c)한국수자원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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