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냉방기 절감액 9조 4천억원…소비자 E요금도 더 아낀다”

가스냉방 확대 세미나② 비용 절감 효과 집중 조명…종류별 장점·연계 운영 방법 제시
전력기반기금 지원 필요·LNG 냉열 활용 방안·오차 최소화 ’스마트가스미터’ 상용화

조강희 승인 2023.05.18 23:07 | 최종 수정 2023.05.19 00:03 의견 0

[에너지산업신문]

한국도시가스협회와 한국가스공사가 공동 주관해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 서울에서 17일 열린 ‘가스냉방 보급 확대 세미나’에서 발표자들은 가스냉방기기의 다양한 비용 절감 효과를 집중 조명했다.

| 김용하 교수 “첨두부하 줄여 수요관리 효과 커…가스냉방기기, 전력기금 지원해야”

김용하 인천대학교 전기공학과 교수는 ‘에너지 시스템의 변화와 가스 냉난방기기의 역할’을 주제로 발표했다.

김 교수는 “가스냉방은 여름에 냉방을 위해 전력을 사용하는 데 따른 첨두부하를 줄이고 전력수요 관리 효과를 늘려 전력의 안정적 공급을 가능하게 하는 확실한 방법”이라며 “가스히트펌프와 흡수식 냉방설비 등의 첨두부하 전력 대체 용량을 계산해 본 결과 냉방톤(RT) 당 3.52kW에 달한다”고 말했다.

그가 추산한 가스냉방기기의 전력에너지 절감·회피 비용은 총 9조 3969억원에 이른다. 항목별로 보면 △발전소 건설 회피비용 7조 6680억원 △에너지 절감비용 1조 5210억원 △환경개선 비용 945억원 △송전망 이용 회피비용 1133억원 △송전손실 저감 비용 9570만원 등이다. 이를 단위 비용으로 바꿔 지원금을 산정하면 1냉방톤(RT) 당 466만 1000원 가량, 1MW 당 1만 6000원 가량이다.

가스냉난방 보급은 전력 사용 불균형 뿐만 아니라, 천연가스 수급의 계절별 불균형도 바로잡는 효과도 있다는 것이 김용하 교수의 설명이다. 하계 수요를 유지하면 평상시 필요 물량을 확보하고 계절에 따른 가격 등락폭을 조정할 여지가 생기게 된다. 국제가격이 정상화된 것을 전제로 액화천연가스 수출국에 대한 가격 협상력도 높아질 수 있다.

장점이 많지만 도입이 걸음마 단계인 이유에 대해 김 교수는 “국내 에너지 원별 요금 불균형 때문”이라며 “가스냉방은 에너지 단가의 차이 때문에 지원제도 없이는 확대가 어려워 요금조정 할인이나 지원금 등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가스냉방이 보급되면 전력회사에서는 이득이 되므로 향후 한전이 경영을 정상화하는 전제 하에 전력산업기반기금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 받아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김용하 교수는 가스 냉난방을 지원하는 해외 사례도 소개했다. 독일에서는 건물 에너지 수요 30% 감축을 목표로 전기난방 퇴출을 추진 중이다. 일본은 전기냉방 억제를 위해 여름인 7~9월 전기료를 10% 할증하면서, 가스냉방설비 지원사업을 벌이고 있다. 체코는 냉방 시스템 효율성 검사를 시행령에 규정했고, 스웨덴은 주거용 난방전력 감축 투자에 정부 지원금 30%를 받을 수 있다. 미국은 고효율 기기 사용 고객 인센티브와 리베이트를 지원하며, 이탈리아는 에너지 절감 비용을 전기료와 가스료에 반영해 준다.

| 황동곤 소장 “중소형 건물 열펌프 가스-전기 연계 운영 시 19~28% 요금 절감 효과”

황동곤 대한설비설계협회 연구소장은 ‘건축물의 설비설계와 가스냉방기술의 활용’에 대해 발표했다. 황 소장은 “도시가스 보급률이 80%가 넘는 국내 상황에서 가스수요는 겨울에 집중돼 있어, 여름에 가스 냉방을 건축물에 활용하면 발전소 설비용량은 물론 건물 내 수변전 설비 용량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각 연도의 최대 전력 수요 가운데 전력냉방 부하 비중은 25~30%를 오르내린다.

황 소장에 따르면 가스직화식 흡수식 냉온수기는 중대형 건물 전기식 중앙냉난방을 대체하며, 냉매는 프레온 계열이 아닌 물을 사용한다. 대부분 고효율 에너지 기자재 인증 제품이 보급돼 있고, 정부는 연면적 1000㎡ 이상 건축물 증축 시 비전기식 냉방설비 60% 설치 의무화 를 지원 사업을 통해 확대하고 있다.

중소형 건물에 적용되는 가스엔진 열 펌프는 겨울에 엔진 배열로 난방을 하기 때문에 효율이 높다. 가스엔진 열 펌프는 여름철에 전기 열 펌프와 단배관으로 설치해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운영하면 월별, 시간대별 전기료와 가스료를 비교해 유리한 에너지원을 사용할 수 있다. 첨두부하 시간대에 가스를, 기저부하 시간대에 전기를 사용하는 식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황동곤 소장은 “사무실 냉난방 부하를 기준으로 전기 열 펌프를 20HP, 가스 열 펌프를 32HP로 구성했다면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전기 열 펌프를 단독으로 구성할 때보다 28%의 요금을 절감할 수 있고, 전기와 가스로 펌프 열원을 단순히 배분만 한 경우에도 19%의 요금 절감효과를 보인다”고 밝혔다.

시간 당 100톤 용량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이송펌프에서는 매 시간 2만 200메가칼로리(Mcal)의 냉열이 발생하는데, 이를 활용하는 국내외 사례도 제시했다. 4950톤 용량의 평택 LNG 기지 냉열은 초저온·냉동·냉장 창고에, 연료전지 가동 배열은 흡수식 냉동기 열원으로 사용한다.

황 소장은 “인천 기지의 기화설비 용량도 시간 당 6210톤에 달해 활용 가능성이 크다”며 “싱가포르처럼 LNG 냉열을 해수식 기화기에 적용해 데이터센터 냉각에 사용하고, 온도가 상승한 해수는 LNG 재기화에 사용하는 순환 시스템을 구성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 권영민 단장 “가스 전력 실시간 요금 데이터 받는 소비자, 더 저렴한 요금 선택가능”

권영민 한국전자기술연구원 스마트가스사업단장은 ‘가스 AMI 기술 동향’을 발표했다. 권 단장은 “가스냉방기에 직접 지능형 계량기를 장착해 실시간으로 가동 기기, 가동률, 가스 사용량 등을 측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실시간 데이터를 이용하면 가스냉방기의 전력 대체효과 산정 오류를 줄일 수 있고, 더욱 정확한 자료를 바탕으로 가스냉방 지원금의 효과를 검토할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권 단장은 “전력 에너지 빅데이터와 가스 에너지 빅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연계해 서비스를 제공하면, 공급자는 계시별 요금제를 통해 전력 피크 수요를 분산할 수 있다”며 “소비자는 가스와 전력의 실시간 요금을 안내받아 순간순간의 에너지 원별 요금을 산정해 가장 저렴한 요금을 선택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멀지 않은 장래에 이러한 개념이 현실화되면 소비자가 일반 요금을 내고 피크 수요 대체 기여금을 받는 것보다 오히려 더 저렴한 실시간 요금을 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권영민 단장은 또 ‘±1%급 가정용 초음파 스마트가스미터 기술 개발’ 과제를 수행하면서 획득한 ‘전용 단일 칩 시스템(SoC)’과 ‘±1%급 초음파 유량측정 기술’도 소개했다. 오차율을 최소화한 초음파 스마트가스미터는 성능평가를 마치고 경기 오산시의 실증 시설에서 현장 검증 운용실적을 확보한 뒤, 이르면 내년 말부터 상용화된다.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 서울에서 17일 열린 ‘가스냉방 보급 확대 세미나’. (c)한국도시가스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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