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차세대 전극 소재 총동원한 복합재 만들어 특허 출원

전기硏 한중탁 박사-이도근 학생연구원 팀, 전극 재료 안정성 대폭 향상

조강희 승인 2024.04.30 22:38 | 최종 수정 2024.04.30 22:45 의견 0

[에너지산업신문]

정부출연 연구기관 소속 박사 연구원과 학생 연구원이 이차전지 음극을 제조하는 차세대 고효율 소재를 총동원해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극대화한 복합재를 개발해 냈다.

주인공은 한국전기연구원 나노융합연구센터 한중탁 박사와 이도근 연구원이다. 이들은 리튬이온전지 음극재의 고용량·고안정성을 확보하는 ‘규소-질소 첨가 탄소 복합음극재’ 제조 기술을 개발했다.

규소(실리콘)는 탄소로 구성된 흑연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10배 높다. 한 번 충전하면 완전 방전에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충전과 방전을 반복하면 부피가 4배 가까이 팽창하고 입자가 쉽게 부서져 전지 성능을 감소시킨다. 이와 반대로 흑연은 충전을 빠르게 할 수 있고 소재 안정성이 높은 반면, 에너지 밀도가 낮다. 고(高) 에너지 부하의 연속 작동을 위해서는 여러 차례 충전을 해 줘야 한다.

탄소과 규소의 화합물인 탄화규소는 화학적 안정성과 물리적 경도가 우수하며, 고전압과 고열이 발생하는 전자 소자를 만드는 데 유용하다. 규소보다는 탄소의 성질을 더 많이 지녔기 때문에 규소 첨가 비중을 높이는 시도가 계속돼 왔다.

전극의 전기에너지를 만들어내는 활물질(活物質) 사이를 연결하는 도전재(導電材)로 탄소(카본블랙) 대신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하면 적은 양으로도 같은 성능을 낼 수 있고, 그만큼의 규소를 더 첨가할 수 있게 된다. 1개 층의 탄소구조벽으로 구성된 단일벽 탄소나노튜브에 탄소보다 전자가 하나 더 많고 리튬 이온과 친화도가 높은 질소를 탄소와 탄소 사이에 얇게 끼워 넣어 바르는 불순물 첨가(Dope) 공정을 거치면 전기전도도가 더욱 높아진다.

하지만 탄소나노튜브의 뭉침성은 전기전도도를 낮추기 때문에 뭉치지 않도록 분산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전기연구원 연구진은 밀가루를 반죽하는 것과 비슷하게 단일벽 탄소나노튜브를 분산하고, 같은 공정에서 질소를 끼워 넣는 데도 성공했다.

이렇게 만든 소재로 리튬이온전지 음극재를 만들면 충전 속도가 높아지고, 충방전 주기를 안정화시킬 수 있다. ‘규소-질소 첨가 단일벽 탄소나노튜브’로 만든 음극재 외부에는 전기전도도와 물리적 강도를 더욱 높이고 규소의 부피팽창을 억제하기 위한 그물망 모양 고분자 탄소 동소체 신소재인 그래핀을 감쌌다.

최종 결과물을 재료로 사용해 리튬이온전지를 제작한 연구진은 100회의 충전-방전을 반복하고도 성능을 82% 이상 유지한 것을 확인했다. 기존 규소 복합소재 음극재를 적용한 리튬이온전지는 같은 조건에서 유지한 성능이 30%에 불과했다.

한편 이번에 개발한 음극재는 리튬이온전지 양극과 음극이 동시에 전기화학 반응에 참여하는 완전(完全) 셀(Cell) 적용 평가를 마친 뒤 특허를 출원했다. 연구팀은 고용량 리튬이온전지 기술 수요 기업을 발굴해 기술 이전을 추진한다. 최근 규소 음극재 첨단 기술 수요는 높아지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규소 음극재 사용량은 2023년 1만톤에서 2025년 3.9만톤, 2030년 15.7만톤, 2035년 28.5만톤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한중탁 한국전기연구원 나노융합연구센터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탄소나노소재 복합음극재는 규소 음극재의 부풂 현상 등을 극복하고, 초기 용량을 장시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획득한 기술은 리튬 확산 속도가 중요한 전고체전지 음극에도 적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권위 있는 재료공학 국제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JCR IF=19, 상위 3.7%)’에 최근 논문으로 게재됐다.

질소 첨가 탄소나노튜브와 그래핀을 활용해 규소(실리콘)의 단점을 보완한 리튬이온전지용 복합 음극재 모식도. (c)한국전기연구원
한중탁 박사(왼쪽)과 이도근 연구원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c)한국전기연구원


저작권자 ⓒ 에너지산업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