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겨울 냉기 한여름 냉방에 꺼내 쓴다

에너지기술硏, 국내 최초 동절기 자연냉열 고효율 확보 위한 열교환 장치 개발·실증 성공

정상영 승인 2022.08.30 10:57 의견 0

[에너지산업신문]

국내 연구진이 차가운 겨울철 냉기를 이용해 땅속에 저장했다가 한여름에 꺼내 하우스 등의 냉방에 이용하는 새로운 냉방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에너지네트워크연구실 윤영직 박사 연구진은 겨울철 차가운 냉기를 이용해 여름철 농촌의 하우스 냉방에 이용할 수 있는 기포자가진동현상을 적용한 열교환 장치 개발에 성공했다고 30일 밝혔다.

기포자가진동은 양쪽에 온도차가 존재할 때 기포를 포함한 슬러그류가 외부동력 없이 빠르게 진동하는 현상이다. 열교환 장치는 액체나 기체의 온도가 높은 물체에서 낮은 물체로 열을 효율적으로 옮겨 준다.

새로 개발한 열교환 장치는 차가운 외기와 축냉조에 연결된 구불구불한 형태의 모세관 튜브와 튜브 내부의 냉매로 구성했다. 땅 속 축냉조에는 물을 냉기 저장매체로 보관해 놓았다.

겨울에는 차가운 외부 공기와 상대적으로 덜 차가운 땅 속 물이 온도 차이가 발생한다. 이렇게 열교환 장치 양쪽 끝에서 발생하는 온도차로 내부 냉매가 빠르게 진동하고 흐름이 발생하며 많은 양의 열을 빠르게 전달한다. 땅 속 물의 열이 더 차가운 외부로 방열되면서 물 온도는 점점 낮아져 매우 차갑게 되고 이를 여름까지 보관한 후 이용하는 것이다.

열교환 장치 작동에는 외부 동력이 필요 없기 때문에 운전 비용이 전혀 들지 않는다. 또한 물질의 상 변화를 통한 잠열을 이용하면 많은 양의 열을 전달할 수 있다. 기존 열 교환 기술에 비해서도 에너지 소비량은 50% 이상, 크기는 30% 이상 줄일 수 있다. 냉열 생산 효율은 극대화되고 장치 제작 단가도 절감된다.

연구진은 냉열 생산 열교환 장치를 2022년 3월부터 강원도 평창군 소재의 서울대학교 평창캠퍼스 실증 부지에 설치해 냉열 생산과 냉열 저장 실증 실험을 수행했다. 이 실험에서 약 1kW의 냉열 생산 성능으로 약 4.5℃의 냉수를 생산해 1톤 용량의 지중 축냉조에 저장할 수 있었다. 3월 이후의 실증 결과이기 때문에 더 낮은 외부 기온 조건에서는 더 낮은 온도의 냉수를 생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진은 열교환 장치의 용량과 성능을 높인 후 올해 10월 완공되는 서울대학교 평창캠퍼스 스마트팜 첨단농업단지 내 100평 규모 유리 온실을 대상으로 국내 최초로 냉방 공급 실증을 진행한다. 식물 공장형 인도어 팜, 도심 건물 등 다양한 수요처의 냉방 및 공조 기술로 확장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한여름 폭염에 농사용 하우스의 온도는 50~70℃까지 오를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 전기 냉방기기를 사용하지만 에너지 비용 부담이 크다. 이 때문에 국내외 연구진들은 전기 냉방을 대체하는 새로운 냉방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번에 개발된 계절을 이용한 신개념 냉방 기기 연구는 농림축산식품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농촌진흥청이 공동으로 주관하는 스마트팜 다부처 패키지 혁신기술개발사업 및 연구원 기본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에너지기술연구원 측은 “연구진이 외부 동력이 필요 없는, 기포자가진동현상을 이용한 고성능 열교환 장치 개발에 성공해 새로운 패러다임의 냉방기술 시대를 열었다”고 평가했다.

윤영직 박사는 “세계적인 급격한 기후위기에 따른 식량안보 강화를 위해서는 고효율, 저비용의 신재생에너지기반 시설하우스 냉방기술 확보가 중요하며, 겨울철 신재생 자연냉기를 이용한 냉방기술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에너지네트워크연구실 윤영직 박사 연구진은 겨울철 차가운 냉기를 이용해 여름철 농촌의 하우스 냉방에 이용할 수 있는 기포자가진동현상을 적용한 열교환 장치를 개발했다. (c)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저작권자 ⓒ 에너지산업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