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현장 연기 속 소방관 시야 확보 기술…소방대원 90% 만족

강동구 한국전기연구원 전기융합휴먼케어연구센터장에 소방청장 표창

조강희 승인 2024.02.06 18:18 | 최종 수정 2024.02.06 18:19 의견 0

[에너지산업신문]

화재 현장의 검은 연기 속에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경우 소방관의 시야를 확보하는 ‘시각강화 영상처리 기술’을 한국전기연구원이 국립소방연구원과 공동으로 개발했다. 이 기술을 사용해 본 현장 소방관들 대부분은 만족감을 표했다.

6일 한국전기연구원에 따르면 강동구 전기융합휴먼케어연구센터장이 이끄는 연구진은 의료 영상진단 기기와 수술 장비의 화질 개선 연구를 해 왔다. 연구 과정에서 쌓인 기술 노하우가 화재 현장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한 연구진은 연기를 제거하고 잘 보이지 않는 구조물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시각강화 영상처리 기술’을 개발했다.

강 센터장은 국립소방연구원과 협업해 시제품 개발까지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했고, 소방학교의 화재 실험장에서 소방대원이 직접 검은 연기 속으로 진입해 시제품의 시야 개선 효과를 검증했다. 연구팀은 낮은 전력에서도 실시간으로 정보 처리가 가능한 알고리즘 설계를 통해 시각강화 장비를 활용하는 소방대원의 휴대성·편의성도 크게 높였다.

지난해 말 중앙소방학교에서 진행된 시제품 테스트 결과 목표물 탐색 시간이 약 27% 단축됐고, 화재 실험에 참여한 소방대원의 90%가 시야 개선 효과에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시야 개선 장비는 올해 화재 출동 현장에 시범적으로 활용될 계획이며, 향후 기술사업화를 통해 현업에 적용될 경우 약 110억 원의 소방산업 시장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연구팀은 보고 있다.

화재 현장에 연기가 가득 차면 인명 구조 시간이 지연되거나, 소방대원 또는 구조 대상자가 고립되기도 한다. 소방대원들은 소방 호스나 안전유도 표지 등에 의존하거나, 벽에 손을 대서 촉감만으로 퇴로를 찾아야 할 수도 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이같은 장애 때문에 시간이 지연되는 상황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한편 강 센터장은 이를 개발한 공로로 최근 소방청장 표창을 받았다. 국립소방연구원은 이번 성과로 지난해 ‘책임운영기관 서비스혁신 공유대회’에서 대상(행정안전부 장관상)을 받았고, 이에 기여한 공로로 소방청장이 강 센터장에게 표창장을 수여했다.

강동구 센터장은 “화재 연기 모의실험 등은 우리의 힘만으로 할 수 없는 분야인데, 소방청 소속 기관들의 적극적인 협조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며 “소방 현장뿐만 아니라 수술용 내시경 기기, 날씨에 강인한 자율주행용 카메라, 해양 안개 관측 장비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 육안 관찰과 열화상 카메라를 활용할 때와 시각강화 기술을 적용할 때 화재 현장의 시야 확보 현황. 아래 왼쪽은 시각강화 기술 장비. 가운데는 강동구 한국전기연구원 전기융합휴먼케어연구센터장. 오른쪽은 화재현장 사용 시범을 보여주는 국립소방연구원 직원과 소방대원. (c)한국전기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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