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탄소 친환경 연료 암모니아, 값싸게 많이 만든다

에너지기술연구원, 하버-보슈 공정보다 낮은 압력서 고순도 암모니아 생산 성공

윤성환 승인 2024.02.06 23:02 | 최종 수정 2024.02.11 20:18 의견 0

[에너지산업신문]

윤형철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청정연료연구실 박사 연구진이 세계 최고 수준의 저압 암모니아 합성 촉매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양산 제법과 촉매 성형법을 개발했다.

6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이 기술을 통해 생산한 촉매는 연구진이 설계한 암모니아 생산 공정에 적용돼 기존 하버-보슈 공정에 필요한 압력의 3분의 1 수준으로도 99.9%의 고순도 암모니아를 생산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연구진은 암모니아 합성 촉매 양산법은 물론, 일일 1킬로그램의 암모니아를 생산할 수 있는 실험실 규모 공정을 만들어 50바(bar)의 저압에서도 99.9%의 순도를 갖는 고순도 암모니아 생산에도 성공했다.

연구진은 한국과학기술원 최민기 교수진과 공동 개발한 분말 형태의 루테늄/산화바륨 촉매를 원주형 펠릿 형태로 만들어 상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품화했다. 또, 기존 160℃의 고온에서 제조되는 촉매를 상온에서 제조할 수 있도록 해 촉매 합성 시간을 종전의 3분의 1로 줄이고 생산 효율을 높였다.

이번에 생산한 촉매는 연구진이 개발한 국내 유일의 암모니아 생산 공정을 통해 성능을 평가했다. 암모니아 생산 공정은 원료인 수소와 질소를 공급하는 공급부와 암모니아를 합성하는 반응부, 합성한 암모니아를 냉각 분리해 고순도의 암모니아를 추출하는 냉각부로 구성된다. 연구진은 공정의 유기적 설계를 통해 50바 압력과 400℃ 이하의 저온에서도 암모니아를 생산하는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올해 암모니아 생산과 장기 운전을 통해 안정성을 확보하고 일일 5kg 생산 공정을 제작할 계획이다. 또한 파일럿 규모인 일일 50kg 규모 검증을 통해 우리나라가 청정 암모니아 생산국 지위를 확보하는데 기여하는 것이 목표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측은 “연구진이 개발한 촉매 양산법과 독자적으로 설계한 암모니아 생산 공정을 이용하면 암모니아 생산 운영에 소요되는 비용을 15% 이상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존 공정보다 낮아진 압력은 공정의 구성품인 압축기, 반응기 등의 제작비용도 낮춰 생산 비용 전체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1909년에 개발된 이래 암모니아를 제조하는 데에 100년이 넘게 사용되고 있는 하버-보슈 공정은 화석연료에서 생산한 수소와 공기의 질소를 400℃ 이상의 고온, 150바(bar) 이상의 고압에서 철 촉매를 활용해 반응시켜 암모니아를 합성한다. 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방출과 에너지 소모가 크다.

암모니아는 질소 원자 1개와 수소 원자 3개가 결합한 화합물로, 수소와 호환성이 높고 –33℃에서 액화된다. 액화수소에 비해 단위 부피 당 수소저장량이 1.7배 많아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다. 연소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도 배출하지 않아 석탄과 천연가스의 대체재가 될 가능성이 큰 연료 자원이다.

이번에 에너지기술연구원이 개발한 암모니아 생산 공정기술은 암모니아를 100% 수입하고 있는 우리나라에는 더욱 값진 쾌거다. 이번 연구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기본사업과 해양수산부 친환경 선박 전주기 혁신기술개발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책임자인 윤형철 박사는 “저압·저온 저비용 암모니아 생산 기술은 탄소중립의 미래를 앞당길 수 있는 열쇠로, 향후 청정수소 및 무탄소 연료 도입을 위한 암모니아 생산 플랜트 국산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형철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박사 연구진. (c)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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